거창국제연극제 올해는 만나고 싶다
거창국제연극제 올해는 만나고 싶다
  • 경남포커스뉴스
  • 승인 2020.02.14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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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연극제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경남 대표 국제연극제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 설명에 따르면 1983년 지역 내 교사들 위주로 구성된 극단 입체가 창단되면서 거창 연극제의 역사가 시작됐다.

거창연극제는 1989~1993년(제1회~5회)에 ‘시월연극제’로 출발했으며 1994년(제6회)에 ‘거창전국연극제’로 전국화를 시도했다. 1995년(제7회)부터 국제연극제로 확대되고 1997년(제9회)부터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받았다. 2003년(제15회)부터 국제 연극페스티벌로 발돋움한 이후 2008년에 거창국제연극제 20주년을 맞이했다.

이처럼 경남을 대표하는 것은 물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제연극제로 성장해 오던 거창국제연극제는 지난 2016년부터 군과 거창국제연극제집행위원회(이하 집행위) 간 내홍으로 서로 연극제를 따로 개최하는 등 갈등을 겪어왔다.

거창군과 집행위는 국제연극제 정상화를 위해 2018년 12월 축제 명칭인 ‘상표권’을 군이 집행위로부터 매입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군이 산출한 감정가는 약 11억원, 집행위의 감정가는 약 26억원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군은 집행위에 감정자료 오류를 지적하며 재감정을 요구했다.

하지만 집행위는 재감정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후 2019년 5월 집행위가 군과 체결한 계약을 들어 양측이 제시한 금액의 산술평균한 금액인 18억7000만원을 청구하는 약정금 청구소송을 내면서 군과 집행위 간 법정공방이 시작됐다.

법원은 거창군이 주장하는 기존 감정평가의 오류를 보완하는 감정을 시행할 것을 권고했고, 양측은 보완감정평가를 시행했다. 그러나 이 보완감정평가 결과도 거창군과 집행위 간 의견이 불일치했다. 결국 법원은 지난해 말 강제조정을 결정했고 거창군은 이에 대해 이의신청을 제기한 상태로 소송이 머물러 있다.

‘아시아의 아비뇽’으로 불리며 30여년 역사와 전통을 가진 거창국제연극제가 두동강으로 쪼개져 갖은 내홍을 겪는 모습을 바라보는 군민들의 심정은 어땠을까. 더군다나 오랜 세월 축제와 함께 울고 웃으며 땀 흘렸던 거창과 경남지역 연극인들의 마음은 그야말로 참담했으리라.

30여년을 이어온 거창국제연극제는 이미 그 자체로 ‘공공재’다. 군민 모두를 위한 공공재가 분쟁의 씨앗이 되다니 한탄이 절로 나온다.

거창군의 입장도, 집행위의 입장도 귀 기울여 잘 들어보면 다 저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실정이 있겠지만, 지금처럼 계속 자신들만의 입장을 고수하고 상대방 탓만 한다면 거창국제연극제는 올해에도 열리지 못할지도 모른다.

구인모 군수는 수년간 지역의 골칫덩이였던 거창구치소 문제를 해결하듯이 거창연극제도 슬기롭게 해결해 올여름에는 국내외 연극인들과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관람객들이 수승대 야외무대를 가득 채우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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