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없이 어찌살라고"…'국민음식' 삼겹살·치킨의 배신? [일상톡톡 플러스]
"너 없이 어찌살라고"…'국민음식' 삼겹살·치킨의 배신? [일상톡톡 플러스]
  • 경남포커스뉴스
  • 승인 2019.02.14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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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옥수수 사료 보급, 휴대용 가스버너 등장…'삼겹살 대중화' 이끈 요인

 

김현주

2019.02.14. 05:00

 

문대통령 "장제원 의원에게 큰 박수를"…

 

회장님 세뱃돈 받으려 48층까지 밤새 줄선 직원들

삼겹살과 치킨은 고단한 서민들의 입맛을 달래준 대표적인 외식 메뉴입니다.

© 제공: The Segye Times "너 없이 어찌살라고"...'국민음식' 삼겹살,치킨의 배신? [일상톡톡 플러스]

회사 동료들과 소주잔을 앞에 두고 상추에 싸서 게걸스럽게 입에 구겨 넣은 삼겹살과 출출한 겨울밤 아버지가 사 들고 온 치킨은 단순히 맛있게 한 끼 배를 채우는 의미를 넘어 장면마다 추억과 애환이 서린 '국민음식'이기도 한데요.

조리학과 교수이자 중견 셰프가 쓴 '배고플 때 읽으면 위험한 집밥의 역사'는 이처럼 친숙하고도 맛깔나는 음식들의 역사와 기원, 조리법 등을 인문학적 관점에서 풀어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美 옥수수 사료 보급, 휴대용 가스버너 등장…'삼겹살 대중화' 이끈 요인

그렇다면 삼겹살은 어떻게 우리나라에서 대중화했을까요. 사실 가난했던 대한민국에서 돼지고기를 마음껏 먹는다는 것은 '꿈'같은 일이었습니다.

저자는 삼겹살 대중화의 원동력으로 2가지를 꼽는다. 미국산 옥수수 사료의 세계적 보급, 휴대용 가스버너의 등장입니다.

옥수수 사료는 양돈산업 육성에 발판이 됐고, 돼지고기 유통이 활발해졌습니다. 1980년대 들어 휴대용 가스버너가 유행처럼 각 가정에 구비되면서 가정에서 간편하게 고기를 구워 먹는 '로스구이'가 가능해졌는데요. 이때 오리고기와 돼지고기의 경쟁에서 최후의 승자는 돼지고기, 그중에서도 삼겹살 부위였습니다.

가정식 백반을 파는 동네 식당들도 앞다퉈 '부루스타'와 '라니 선버너' 등을 들여놓고 삼겹살을 구워 팔았고, 산과 계곡 등에서 삼겹살을 구워 먹는 인파를 만나는 장면이 흔해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돼지고기 품종이 다양화하면서 소비자들의 돼지고기 소비 행태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주로 먹었던 삼겹살이나 목살뿐만 아니라 뼈등심, 뒷목살 등이 새로운 구이용 부위로 각광을 받고 있는데요. 다양한 부위가 소비되면 삼겹살 위주의 수익구조를 갖던 축산농가에게도 다양한 수익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효율성과 생산성에만 초점을 맞춰온 생산자에게 더 많은 시도를 할 수 있는 여력을 준다"며 "삼겹살 소비가 줄어드는 것은 수입 삼겹살에 쓰이던 소비자 자금이 국내 생산자 수익으로 돌아올 수 있는 가능성을 더 확장한다는 점에서 농촌경제가 활성화되는 데 보탬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소비자들이 각각의 돼지고기를 차별화한 상품으로 즐기기 시작하면서 생산자 운영의 폭이 넓어진다"며 "효율성의 늪에서 벗어나 어떤 생산자는 더 친환경적인 사육 방식을, 어떤 생산자는 식감을 극대화하는 돼지 품종과 부위를 선택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돼지고기 시장의 이러한 변화의 바람이 미풍에 그칠지, 아니면 삼겹살 위주의 소비패턴이 달라지는 계기가 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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