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나자! 고향 몽골에 도착한 고성 독수리
다시 만나자! 고향 몽골에 도착한 고성 독수리
  • 엄민관 기자
  • 승인 2021.05.06 12: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성이와 몽골이의 이동경로(제공=고성군)
고성이와 몽골이의 이동경로(제공=고성군)

지난겨울 고성군에서 방사된 독수리 ‘고성이’와 ‘몽골이’가 건강하게 고향인 몽골에 도착할 예정이다.

‘고성이’와 ‘몽골이’는 작년 경남에서 탈진해 쓰러진 것을 경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치료해 고성에서 방사한 독수리이다.

그 후 고성의 독수리식당(먹이터)에서 다른 독수리와 어울려 먹이를 먹고 건강해져서 봄이 되자 자기들의 고향인 몽골로 떠났다.

군은 두 마리의 독수리를 방사하며 등에 조그마한 GPS를 부착했는데 이를 통해 독수리의 고향으로의 여정을 살펴본다.

날개에 NS라는 표지를 단 ‘고성이’는 겨울 동안 고성에서 머물렀으며 봄이 오고 북풍에서 남풍으로 바람의 방향이 바뀌던 날인 4월 8일 드디어 진주시 주변에서 날다가 기수를 돌려 북으로 향한다. ‘고성이’는 시간당 약 30-50km의 속도로 북상하다 4월 9일 태안, 서산, 당진 일대에서 3일 가량 머물렀는데, 축사 주변을 배회하는 것으로 보아 배가 많이 고팠던 것 같다. 다시 힘을 내어 4월 11일 출발 당일 서울의 중심인 여의도 오른쪽을 통과하고 파주시를 통과하고, DMZ를 넘어 북한으로 날아갔다. 4월 13일 북한의 평양에 도착해 14일까지 평양시의 주변을 원형으로 날아다니다가 그날 오후부터 북으로 기수를 돌려 북한의 최대 철새도래지이며 람사르 습지인 문덕을 통과한다. 4월 15일 북한과 중국의 국경을 넘어 중국 신양(Shenyang)시까지 올라간다 하지만 무슨 이유인지 다시 남하해 영구(Yingkou)시까지 가서 다시 방향을 돌려 북서쪽으로 계속 날아갔다. 4월 20일에는 고비사막에 도착 중국과 몽골의 국경선을 넘어 사막을 횡단하고 4월 23일 몽골의 혼고르(Hongor)에 도착해 현재까지 10여 일간 머물고 있다.

또 다른 독수리 ‘몽골이’는 ‘고성이’보다는 늦게 4월 20일 북상을 시작했다. 시기는 늦었지만 쉼 없이 날아가 4월 21일 철원과 DMZ를 지나 4월 24일 원산에 도착했다. 잠시 머물다가 다시 4월 25일 압록강을 건너 중국으로 들어갔으며 계속 서북쪽으로 향해 4월 26일 백성(Baicheng)시에 도착했고 현재는 몽골 방향인 서쪽으로 계속 이동하고 있다. 이 정도 방향과 속도라면 5월 7일경 몽골에 도착할 것이다.

전 세계 2만여 마리 밖에 없으며 날개길이가 무려 3m나 되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새인 독수리는 이름과 몸집과는 달리 사냥을 하지 않고 죽은 사체만 먹는 순한 새이다.

특히 우리나라에는 2,000여 마리의 독수리가 겨울에 오는데 이들은 1~3살의 어린 독수리가 대부분이다. 그 중 경남에 1,200여 마리가 오고 그중 800여 마리가 고성을 찾는데, ‘고성이’와 ‘몽골이’도 이 중 하나였다.

날지도 못하고 쓰러진 독수리 두 마리를 구조해 정성껏 먹이를 주고, 치료하고 보호하는 고성군의 노력이 없었다면 아마도 이번 귀향은 없었을 것이다.

우리는 갈 수 없는 북한의 평양과 원산을 힘차게 지나서 압록강을 넘어 중국의 여러 도시와 험난한 고비사막도 건너, ‘고성이’와 ‘몽골이는’ 그들의 고향인 몽골에 도착하고 있다.

백두현 군수는 “지난 23년 전 한 교사의 측은지심에서 시작 된 독수리 보살핌과 먹이주기가 지금까지 이어져서 생물다양성 보존과 지속가능한 생태관광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며 “그 동안의 독수리 보호 사업을 바탕으로 한 남북한 교류를 통해 ‘한반도 평화’에 이바지하고 ‘국제 생태관광’을 활성화시킬 계획이다”고 밝혔다.

한편 군은 2020년 11월 생태테마관광자원화 사업으로 ‘고성에서 몽골까지 날아라 고성독수리’ 사업을 추진했으며, 2021년 2월 18일 천연기념물&멸종위기 동물 독수리 국제 네트워크 협약식(주경상몽골영사, 낙동강유역환경청, 문화재청, 고성군), 3월 20일 한반도독수리보전을 위한 심포지엄, 4월 2일에는 경기도 파주시 장산전망대(독수리전망대)에서 독수리 환송식을 개최한 바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